우리나라는 몸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대중목욕탕 문화에 익숙하지만, 온천을 즐기는 서구의 전통과 역사도 상당히 깊고 풍부합니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온천 도시인 ‘배스(Bath)’와 벨기에 리에주 지역의 명성있는 온천 마을 ‘스파(Spa)’라는 이름은 현재 일반적으로 목욕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학자 D. H. 로렌스는 “물이란 두 개의 수소와 한 개의 산소로 이루어진 H2O일지라도, 그것이 물로 만드는 제3의 요소가 있으며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제3의 요소’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아쿠아테라피에서 보여주듯이 물이 가진 치유력일 수 있습니다. 혹은 거의 모든 자연수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치유력과 미네랄 성분들이 원천에서 나오는 따뜻한 온천수에서 가장 크게 발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온천이란
온천은 지하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물이나 스팀을 의미합니다. 온천의 형성은 주로 지하의 열에 의해 발생하며, 이는 화산활동이나 마그마에 의해 주도됩니다. 화산성 온천은 마그마가 지표면 가까이 위치할 때 형성되며, 이러한 온천의 물은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부분의 온천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비화산성(마그마형)온천은 깊은 곳에서 비교적 낮은 열을 가진 마그마가 암석을 가열하여 형성됩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온천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온천수는 부드러운 감촉과 향기를 가지며,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몸에 좋은 온천
2.1. 부종완화
온천욕이나 사우나는 체온을 높여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기초대사량을 상승시키므로 일정한 열량 소모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이것이 체중 감량의 주요 수단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온천이나 사우나의 열에 의해 칼로리 소모가 증가되지만, 이것은 주로 부종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온천욕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수분 및 노폐물 배출을 도와 일시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직접적인 지방 분해 작용이 아닙니다.
2.2. 피부미용
온천욕은 피부미용에 뛰어난 도움을 줍니다. 목욕 후 그 건강한 윤기를 자아내는 피부를 보면,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온천수는 물이 지닌 세정력으로 피부의 노폐물을 청소하며, 동시에 온수의 열효과로 인해 피부의 미세혈관 순환을 촉진하여 안색을 환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온천수에 함유된 탄산이나 미네랄 등의 성분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치유 과정을 보완하며, 피부 상태 개선에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성분들은 우리의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유연성을 증가시켜 주어 건강한 외관과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온천에서 목욕하거나 너무 높은 온도에서 목욕하는 것은 반대로 피부 각질층 손상이나 탄력성 저하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시간과 온도에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3. 통증완화
온천욕은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온천욕을 할 때, 체온이 상승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개선된 혈액 순환은 근육의 경직을 완화시키고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 통증 감소에 기여합니다.
그러나 통증 완화를 위해 온천욕을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의 온도는 3842도 사이가 적당하며, 처음에는 하루에 12회, 각각 15분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후에는 하루 2~3회로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온천에서 나올 때 몸에 남아있는 온천 성분들은 피부를 통해 충분히 스며들어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즉시 수돗물로 씻어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온천욕의 장점인 통증 완화와 치유 과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다른 나라에서의 온천
온천을 즐기는 방식은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다양합니다.
3.1. 한국
한국의 ‘찜질방’이나 ‘목욕탕’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손님들은 체온 조절과 피부 건강을 위해 뜨거운 물에서 찜질하고 이완하는 것을 즐깁니다.
3.2. 일본
일본에서 온천은 ‘온센’이라고 불리며, 깊은 휴식과 치유의 장소로 간주됩니다. 대부분의 온센에서는 손님들이 전신을 깨끗이 씻은 후에 옷을 벗고 목욕탕에 들어갑니다. 많은 온센에서는 성별로 분리된 목욕탕을 제공하며, 일부에서는 개인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개인용 목욕탕도 있습니다.
3.3. 터키
터키의 ‘함암’은 전통적인 스팀 목욕으로, 사우나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화장실 및 욕실 겸용으로 사용되며, 체형인 마사지와 함께 스킨케어 시술도 받게 됩니다.
3.4. 핀란드
핀란드 사우나가 유명하듯이, 핀란드 사람들은 높은 온도의 스팀 실내에서 찜질하고 이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3.5. 아메리카
많은 아메리칸 스파 리조트에서는 옷입고 수영장 혹은 자쿠지를 이용합니다.
3.6. 독일 및 오스트리아
유럽의 많은 스파 타운들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 에서 “FKK” (Freikörperkultur) 혹은 자연주의 문화가 인기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종종 나이든 사람들이 수영복 없이 수영하거나 태양욕 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3.7. 중동 및 북아프리카
이 지역에서는 ‘하맘’이라는 전통적인 목욕 문화가 있습니다. 하맘은 뜨거운 스팀방에서 이뤄지며, 피부를 깨끗이 하기 위해 전신을 비비고, 따뜻한 물로 씻어낸 후에 차가운 물로 몸을 헹궈 마무리합니다. 이 과정은 체온 조절과 동시에 딥 클렌징 효과를 제공합니다.
3.8.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의 온천은 사회적 활동의 중심지입니다. 주민들은 온천에서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블루라군(Blue Lagoon)이 유명하며, 그 외에도 많은 자연 온천지가 있습니다.
3.9. 베트남
베트남의 일부 스파 리조트에서는 옷을 입고 사용하는 야외 수영장 형태의 온천을 즐깁니다.
4. 온천에 관련된 이야기와 전설
4.1. 한국의 동해안 ‘삼척’ 온천 전설
삼척 지역에는 ‘사라오름’이라는 산이 있는데, 여기서 불어내리는 바람으로 인해 사람들의 집짓기와 농사짓기가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을 불러 바람을 멎게 했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용이 내린 비와 함께 온천수가 솟아나왔다고 하여, 이곳에서 발견된 온천을 ‘용현옹송(용현옹수)’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4.2. 일본의 온천과 원숭이
일본의 나가노 현에 위치한 “지고카니 온천”은 스노우 원숭이들이 찾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겨울철, 이 원숭이들은 눈을 피해 따뜻한 온천에서 목욕을 즐깁니다. 이 모습은 많은 사진가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4.3. 로마의 카르칼라 오션스(Thermae of Caracalla)
로마 제국 시대, 카르칼라 황제는 대규모 공중목욕탕인 카르칼라 오션스를 건설했습니다. 황제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이곳은 공공 장소로서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4.4. 중세 유럽의 목욕 문화
중세 유럽에서는 귀족 계급 사회에서 목욕탕 방문을 사회적인 모임으로 취급하며, 때론 정치적 결정을 내리거나 상거래를 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4.5. 아메리카 웨스트버지니아의 그린브라이어 리조트(Greenbrier Resort)
그린브라이어 리조트의 온천은 초기 유럽 이민자들이 발견했고, 그들은 이곳의 미네랄 워터가 치유 효과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18세기에 건설된 이 리조트는 수많은 대통령과 유명인사들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로는, 그린브라이어 리조트에는 비밀스러운 지하 벙커가 있습니다. 이 벙커는 1950년대에 냉전 시대 동안 미국 의회를 위한 비밀 장소로 건설되었습니다. 만일 핵 전쟁이 발발한다면, 의회원들은 여기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벙커는 1992년까지 비밀로 유지되었으며, 현재는 관광 목적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4.6.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스페인식 목욕탕 ‘루카치(Lukács)’
루카치 목욕탕은 성 니콜라스 수도원의 일부였던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위해 찾았던 장소입니다.
루카치 목욕탕 주변에 있는 ‘불행을 해결하는 탱크’라고 알려진 동상도 유명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방문객들이 자신의 문제를 적어 동상 아래 버리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합니다.